창세기 13장: 상처가 안겨 준 선물

해설:

아브람은 이집트로부터 추방 당한 후에 네겝으로 돌아갑니다(1절). 그곳에서 그는 큰 부자가 됩니다(2절). 바로에게서 받은 선물(12:16)이 자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후 그는 처음 제단 쌓은 곳 즉 베델과 아이 사이에 있는 산간 지방으로 이주합니다(3절). 처음 그곳에 정착했을 때에 비하면 아브람은 토착민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주님께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립니다(4절). 아브람은 조카 롯에게도 자기 몫의 재산을 키워 가도록 돕습니다(5절). 

시간이 지나면서 아브람과 롯의 재산은 점점 불어났고, 종들 사이에 다툼이 자주 일어납니다(6-7절). 아브람은 그 일로 인해 롯과 불화화게 될 것을 염려하여 분가를 계획합니다. 아브람은 롯에게 정착할 땅을 먼저 선택하라고 제안합니다(8-9절). 

이 즈음에 아브람의 나이는 80을 넘었을 것이고, 롯은 30대에서 40대의 장년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롯이 작은 아버지에게 먼저 양보했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롯은 아브람의 제안을 받고 비옥한 동편 요단 평야를 택합니다(10-11절). 아브람은 서쪽의 산악 지역으로 이주합니다(12절). 롯은 요단 평야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소돔 근처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눈에 보이는 비옥함과 물질적인 번영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소돔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부패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13절).

롯이 떠나간 후에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가나안 땅을 그의 자손에게 줄 것이며, 그의 자손이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약속해 주십니다(14-17절). 그는 “헤브론의 마므레, 곧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18절)으로 가서 정착합니다. 당시에 헤브론은 상당히 번영한 도시였는데, 아브람은 그 도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변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곳에서도 아브람은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묵상:

아브람과 사래가 이집트에서 당한 일은 두고두고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아브람은 아내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을 것이고, 사래는 바로에게 성적으로 유린 당한 것에 대해 수치심을 가지고 살았을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수치심과 미안함으로 인해 두 사람은 서먹한 관계로 살았을 것입니다. 

이집트에서 두 사람은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그 일로 인해 그들은 거부로 발돋움 하게 됩니다. 바로가 사래를 후궁으로 삼으면서 아브람에게 큰 재산을 선물로 주었는데, 그들을 추방하면서 그 선물을 회수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아브람은 토착민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는 세력을 형성합니다. 비록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얻기는 했지만, 이집트에서의 사건은 이주민으로서 가나안 땅에 자리잡는 전기가 되었습니다. 

참, 인생이란 알 수가 없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입니다. 하지만 짧게 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길게 보면 계획대로 되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됩니다. 그것을 안다면 우리는 인생사에 대해 겸손해지게 되고 하나님께 더욱 깊이 신뢰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정도에 따라 우리는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이 조카 롯을 대한 태도에서 이집트 사건을 통해 그에게 일어난 변화가 보입니다. 그는 롯을 종처럼 부리지 않습니다. 라반이 조카 야곱을 14년 동안 노예로 부렸던 것을 생각한다면, 아브람의 태도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롯에게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 주고 그것을 불려갈 수 있게 배려해 줍니다. 게다가, 분가할 시점이 다가오자 아브람은 롯에게 먼저 선택하도록 기회를 줍니다. 아브람이 먼저 선택해도 나무랄 사람이 없었습니다. 관계를 생각해도, 나이를 생각해도, 롯이 아브람에게 먼저 선택하도록 양보했어야 하는 일입니다. 

아브람이 그렇게 통 큰 결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사의 신비를 알고 하나님께 맡기고 살아가는 비밀을 터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 안에 머물러 사는 한, 상처는 언제나 선물과 같이 오는 법이라는 진실을 여기에서 봅니다.   


Comments

4 responses to “창세기 13장: 상처가 안겨 준 선물”

  1. 비록 비겁한 아브라함도 가는곳마다 제단을 세우고 심지어는 롯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볼때 그의 하나님에대한 믿음이 크게 평가를 받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주님의지하고 산대방에게 양보 하는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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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gachi049

    지나온 세월을 반추 해보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을 깨닫습니다. 이곳으로 이민 올때 철밥통이라고 하는 직장을 버리고 부모님을 남겨두고 어떻게 왔는지 지금 생각하니 그 당시 내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이곳에 와서 보니 어렵고 힘든일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함으로 해결해주셔서 현재의 가정을 이루게되었습니다. 이제는 매일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사귀며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함께 살기를 준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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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사람의 외모는 세월과 함께 달라집니다. 아브람을 묵상하는데 자꾸 나이가 많은 (창세기의 인물들 나이는 우리들보다 훨씬 많았지만) 사람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는 것은 피부의 주름이나 늘어진 어깨로도 알지만 표정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철학자들이 사색의 문으로 여기는 까닭과 연결할 수 있겠습니다. 아브람의 소유가 늘어난만큼 주름이 깊이 패이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사래의 고운 얼굴에도 그늘이 드리워졌을 거라고 상상해 봅니다. 우리는 종종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았는지 ‘걱정 없이’ 살았는지 얼굴에 나타난다는 말을 합니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작동이 되는 일종의 탐색 기능일 수 있는데 정확도가 높지 않습니다. ‘고생’의 정의 자체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못 먹고 못 자는 신체적 고생만 고생이 아닙니다. 고민이 많은 성격, 남들과 부대끼는 사람, 심리적 상처가 방치된 상태도 다 고생입니다. 아브람과 사래는 이제 ‘고생하는 이주민’이 아니라 ‘성공한 이민자’ ‘부자 외국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삶에 드리운 그림자가 이집트의 경험에서 생긴 것인지, 무자식이라서 인지…둘 다일 것 같습니다. 아브람은 물론이고 조카 롯도 부자가 되었다는데 본문의 분위기는 침울합니다. 아브람과 롯이 헤어지는 이야기인데다, 소돔 사람들은 매우 악해서 “항상 죄를 짓고 살았다 (13절)”는 구절에서 또 닥쳐올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그러는 중에도 여호와는 아브람을 위로하시고 복을 약속하십니다. 눈에 보이는 이 모든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은 마므레의 큰 나무들이 있는 헤브론 가까이로 옮겨가서 삽니다. 그곳에 제단을 쌓습니다. 지금은 웨스트 뱅크 West Bank 라고 부르는 지역 안에 헤브론, 베들레헴, 여리고, 예루살렘(의 일부)이 다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미국 대학가까지 왔습니다. 아브람을 ‘믿음의 조상’으로 삼는 3대 종교가 서로 맞섭니다. 종교와 관계 없는 정치 외교 전쟁이라고 말하지만 근원을 따라 가면 헤브론의 마므레 나무 옆에 장막을 친 아브람과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큰 부를 이룬 아버지가 죽고 나면 자식들이 그 부 때문에 싸우는 일을 봅니다. 하도 많이 보고 들어서 놀랄 것도 없습니다. 아브람의 후손들도 “내가 너에게 이 땅을 주겠다”고 하신 여호와의 약속을 놓고 지금까지 계속 싸웁니다. 어제 게티 뮤지엄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같이 교육받은 동료 도슨 중에 유대인 배경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모처럼 보니 반갑기도 하고 또 그 친구의 이스라엘 사랑을 익히 알고 있어서 (전쟁이 났는데) 잘 지내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너무 고마와하며 이야기를 또 한보따리 풀어 놓습니다. 그 친구의 포인트는: 놀랄 일도 아니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고난을 받고 산다, 유대인의 정해진 운명이다, 그러나 절대 안 진다, 지금 당장이라도 적을 싹 쓸어버릴 수 있다 (이 부분에선 좀 무서웠습니다), 이건 그들 (적-하마스-팔레스타인)도 아는 사실이다, 이 전쟁은 세계 전체를 놓고 보면 아주 작은 일이다, 우린 너무 작은 숫자다, 미국도 유럽도 더 큰 일이 일어날거를 이제 알거다…또 다른 도슨들은 모여서 대학가 시위사태를 걱정했습니다. 학생들의 과격한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어디서든 목소리 큰 사람 의견이 먼저 들립니다. 사래처럼 아무 말 안하는 사람들 생각이 문득 궁금합니다. 주님께 맡기고 살기에 침묵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말하기 전에 말이 만들어지는 마음부터 챙기는거라고 보고 싶습니다. 여호와를 위한 제단을 쌓는 것도 마음을 챙기는 일과 다르지 않겠지요. 겪어온 일들과 앞날의 일들을 곰곰히 생각하는 아브람의 얼굴을 상상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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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kkim2 Avatar

    인생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삶의 과정 중에 단순히 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수 바라볼수 있는 믿음을 얻기를 원합니다. 주여! 힘을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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