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1장 1-9절: 동쪽으로만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

해설:

노아의 아들들에게서 다시 인구가 번성한 후에 일어난 이야기 하나가 11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창세기 전반부(1-11장)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아직 언어가 하나일 때(1절) 사람들이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시날 평야에 자리를 잡습니다(2절). 2절의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는 오역에 가깝습니다. 개역개정(“동방으로 옮기다가”)의 번역이 맞습니다. 창세기에서 “동쪽으로 가다”라는 말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건축 기술을 발전시켜 도시를 세웁니다(3절). 그들은 또한 도시 중심에 거대한 탑을 쌓습니다. 중동 지방에서 발견된 ‘지구라트’ 식의 탑이었을 것입니다. 그 탑을 세우려는 목적은 통치력을 강화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4절). “하늘에 닿게 하자”는 말은 그들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는 뜻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장 8-14절에 나오는 니므롯 왕이 큰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을 보시고(5절) 하나님은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6절) 하고 탄식하시고 그들을 흩어버리기로 작정하십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1장 26절과 3장 22절에서처럼 “우리”라는 복수 일인칭 대명사로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고, 그로 인해 탑 공사는 중지 됩니다(8절). 그 이후로 그곳은 ‘바벨’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9절).  

묵상:

바벨탑의 이야기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이야기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창세기 3장이 개인의 타락에 관한 이야기라면, 11장의 바벨탑 이야기는 인류의 집단적인 타락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은 이유는 하나님처럼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탑을 쌓아 올린 이유도 하늘에 닿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동쪽으로” 더 멀리 나아갔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더 멀어졌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면 불안감과 두려움의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들은 거대한 도시를 짓고 탑을 쌓아 올림으로써 그 감정을 해결하려 했습니다. 하나님은 언어를 혼잡하게 만들어 그 시도를 좌절시키십니다. 인간이 하나의 집단이 되어 그들의 능력을 결집시키면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고, 그것은 인류에게 행복이 아니라 불행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무서운 예언처럼 들립니다. 요즈음 과학 문명이 만들어 내는 일들을 보면 정말 인류에게는 못할 일이 없어 보입니다. 그 능력을 옳게 사용하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막으실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역사가 증명하듯 인류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선하게 사용할 능력이 없습니다. 능력은 제한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것을 선하게 사용할 능력은 모자랍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무한한 능력은 결국 무한한 불행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우리의 죄성이 늘 향하는 방향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듯이, 우리 인간의 마음 안에는 신이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잠재 되어 있습니다. 인간에게 어떤 힘이 주어지면 신이 되고 싶은 욕망은 더욱 강력해집니다. 시날 광야에 세워졌던 거대한 도시와 탑은 지난 인류 역사에서 거듭 나타났다 사라졌고, 지금은 과학과 문명의 영역에서 다른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바벨탑의 사건은 또한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오순절 성령 강림의 사건과 짝을 이룹니다. 예수님이 부활 승천 하신 후에 120여 신도들이 모여 기도하는 중에 성령의 부으심을 경험합니다. 그 때 그들은 각국의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시날 광야에서 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인류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할 능력을 얻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소통의 능력은 인간을 하나님의 자리에 서게 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부여하신 소통의 능력은 자신을 더욱 낮추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Comments

3 responses to “창세기 11장 1-9절: 동쪽으로만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능력의 양면성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에덴에서 추방된 인간의 후예는 땅을 경작하고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성경에서는 한 두 구절 사이에 이러저러한 결정을 내려 실행에 옮긴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일일 것입니다. 돌 대신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는 일도 한 예입니다. 기술이 생기기 까지, 발전을 보기 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에덴에서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벽돌을 구워 성을 쌓아 올리는 11장의 인간들을 상상하면,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능력 면에서는 말할 수 없이 큰 발전을 이루었는데 하나님 (신)의 이해나 인식 면에서도 진보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겠는지요.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아 이름을 널리 알려서 땅에 흩어지는 일을 막자’는 것이 바벨탑의 근본 취지였습니다.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것은 존재를 드러낸다는 뜻입니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뜻입니다. 유명해지고 싶은 이유는 땅에 흩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헤어짐의 아픔, 분리의 고통을 피하자는 바램입니다. 바벨탑 시대 사람이나 21세기 우리나 이 부분은 공통입니다. ‘유명해지면 돈이 생기고, 돈이 생기면 큰 집을 사서 식구들이 같이 살고, 부모님도 고생을 안 하실 수 있으니까요’ 아주 흔하게 듣던 말입니다. 개발도상국가에서 선진국으로 국가의 능력이 커진 사이에 유명을 꿈꾸는 개인은 ‘식구들이 같이 사는’ 그림 대신 집이나 빌딩을 여러 채 사는 그림을 꿈꾸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사람의 이런 바램이 무엇이 문제일까요. 문제이긴 할까요. 선악을 구분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순진하게 봐줄 수 있는 만큼, 흩어지지 않고 다같이 살자는 마음 또한 선한 의도라고 봐 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만들어진 made, 창조된 created, 주어진 given 존재입니다. 스스로를 만들거나 창조하거나 주는 능동의 능력이 없는 지극히 수동적인 존재입니다. 관계 안에서만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이해하는 길 외엔 의미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인간의 선함마저도 상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없는 능력이 하나님께는 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무한한 능력을 ‘가려서’ 쓰십니다. 사람처럼 쓰시지 않습니다. 하나님 (신)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의지합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그 때란 것은 하나님의 선하심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 곳에 모여서 살게 하시는 때가 있고, 뿔뿔이 흩어져 나가는 때가 있습니다. 언어를 뒤섞어서 서로 알아 들을 수 없는 때가 있고, 각기 다른 말을 해도 잘 알아 듣는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으로 부터 멀어지려는 마음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걸 알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다 하나님을 피해 숨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하나님은 나를 찾아 부르십니다. 이게 기적입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기적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믿습니다. 나의 연약한 믿음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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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인간은 하나님과 같아지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원죄는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역사를 되집어 잘못한 것을 발견하고 고쳐나가야 할 텐데~, 아담과 하와의 잘못이 지금도 계승되고 있는 듯합니다.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이원죄는 아마도 더욱 강성하여지고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즉 인간 AI의 출현입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사용하셔서 어떤 형벌을 내리실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형벌을 집행하시기 전에 심판주로 예수님께서 오셔서 더이상 하나님의 선을 인간의 탐욕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성령께서 믿음의 공동체에게 임하셔서 하나님과 사귀고 형제 자매와 사귐을 통해 이웃과 사귐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인도 하옵소서.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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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급속도로 발달해온 과학은 핵무기. 미사일, 드른등으로 대량 살상을 가능하게하여 세상이 불안해 합니다, AI 의 발전으로 외국어를 쉽게 알아 드를수 있는 시대에 살고있지만 AI 를 통해 무슨 재앙이 닥처올지 염려하게 됩니다. 오직 안식의 삶을 살수있는것은 보혈을 지나 하나님 품에 안기는것을 세상에 알리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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