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2장 38-40절: 종교를 도구로 삼는 위험

해설:

앞에서 율법학자들의 신학적 오류를 지적하신 예수님은 그들의 위선적인 행동에 대해 비판하십니다. 율법학자는 율법에 대해 연구하여 율법 문제에 대해 자문해 주고 판정해 주는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입니다. 당시에는 종교법과 사회법이 분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율법학자가 종교인으로서 변호사와 판사의 역할을 겸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율법학자들은 법률 서비스 제공의 대가를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율법학자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이상으로 생각했습니다. 회심하기 전의 사울이 천막 만드는 일로 생활비를 벌었던 것이 그 예입니다. 이런 까닭에 율법학자들은 평민들에게 높이 존경을 받았습니다. 율법에 대해 해박했고 보통 사람들의 신앙과 삶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율법학자들에 대한 이러한 존경과 대우는 많은 율법학자들로 하여금 타락하게 하는 올무가 됩니다. 그들 중에는 종교 서비스에 대해 두둑한 사례비를 챙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재판을 하면서 뇌물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과부의 가산을 삼킨다”(40절)는 말이 그런 의미입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율법에 대해 가르치며 그대로 살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대우를 즐겼습니다. 그래서 “예복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한”(38절) 것이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고, 잔치에서는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한”(39절) 것입니다. 그로 인해 그들의 영성은 텅 비어 버렸고 모든 신앙의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길게 기도했는데, 그것이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경건하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40절). 

물론, 철저하게 자신을 지키려는 율법학자들도 있었지만 절대 다수는 위선과 가식과 부정에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에 대헤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더 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40절)라고 경고하십니다. 그들은 가장 거룩한 것으로 가장 악한 죄를 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묵상:

율법학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비판은 목사, 선교사, 신학자 같은 직업 종교인들에게는 추상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종교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것은 복된 소명입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그 인생을 거룩하고 참되고 영원한 것을 위해 온전히 헌신하는 것은 매우 값지고 귀한 일입니다. 그것이 값지고 귀한 만큼 그 삶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장 귀한 것이 썩으면 가장 추한 것이 됩니다. 가장 거룩한 것이 타락하면 가장 혐오스러운 것이 됩니다. 가장 높은 부름이기에 가장 큰 책임이 따릅니다. 그래서 두렵고 떨림으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종교를 업으로 삼고 살다 보면, 종교가 도구가 되기 쉽습니다. 종교가 도구가 되면 종교적인 행위에서 자신은 소외됩니다. 예배와 기도와 말씀 묵상과 성도들을 돌보는 모든 일을 통해 자신은 허비되고 고갈됩니다. 영성이 텅 비어 버리면 그가 하는 모든 종교 행위는 허위와 가식이 되어 버립니다. 자신의 밥벌이를 유지하기 위한 연극이 되어 버립니다. 종교 활동을 통해 하나님에게서 만족을 얻지 못하니, 사람들에게서 인정과 존경을 받으려 합니다. 영적으로 비어 있다 보니 물질적인 것에 탐욕이 생깁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팔면서 속으로는 탐욕을 채웁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을 위해 죄를 쌓고, 순진한 신자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종으로 부르셨다고 믿었기에 이 길에 들어섰는데, 이 삶에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책임이 이토록 큰지를 미리 알았다면 요나처럼 하나님의 부름을 피했을지 모릅니다. 제가 피했다 해도 하나님은 결국 저를 이 자리에 끌어다 놓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니 도리가 없습니다. 직업 종교인이 아니라 전임 예배자로 저의 소임을 감당하도록 매일, 매순간 저를 깨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이 말씀을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나 종교를 도구로 삼으려는 유혹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종교 활동이 무엇을 얻자는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더 가까이 가고 그분의 모습을 더 많이 닮아가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Comments

3 responses to “마가복음 12장 38-40절: 종교를 도구로 삼는 위험”

  1. 오늘의 말씀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저에게 주시는 경고입니다. 내용은
    추하고 냄새나고 겉 모양은 허위와 위선으로 치장하고 살아 왔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정 받기를 원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관심으로 살아 왔습니다. 주님의 자비와
    긍휼을 간구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주님께 더 가까이 닥아가고 주님 닮아가고 변화
    되어 주님사랑 이웃사랑하며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Like

  2. gachi049 Avatar
    gachi049

    말씀을 묵상하는 중에 직장 생활속에서 행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다른 직원이 잘못한 일을 찾아내고 벌을 주는 일인데. 나는 직원들 처럼 하지 않아도 되겠지 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잘못된 율법학자가 겪었던 교만이 나의 마음을 빼앗아버렸습니다. 그래서 회개하고 자신부터 업무에 충실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날마다 말씀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바라보고 하루의 삶이 말씀대로 살았는지를 점검하는 습관을 갖을 수 있도록 성령님께서 동행하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Like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일은 어렵지만 성장하고 성숙하며 살기를 원한다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어린 아이 때는 관계의 의미를 모릅니다. 자기 원하는대로 해서 좋으면 좋은거고 아니면 안 좋은겁니다. 물리적인 나이는 어른인데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아이라면 그는 관계에 대한 성찰이나 훈련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생을 관계의 발전과 향상의 연속으로 본다면 크리스찬은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것 만으로도 다각적인 관계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신도들 사이에서 누리는 경험이 코이노니아입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아껴주는 가운데서 오는 기쁨이 있습니다. 나의 만족을 넘어 타인의 행복에 이바지할 때 느끼는 기쁨입니다. 하나님 사랑의 또 다른 면입니다. 공동체에 속하면 볼 수 있는 사랑입니다. 바깥에서 들여다 볼 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공동체 안에 들어와 코이노니아를 하면 알게 됩니다. 이것을 잘못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형성된 관계를 자기를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로 돌아가는 겁니다. ‘교회에 별 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말은 자조 섞인 말입니다. 요새말로 셀프디스입니다. 별 별 사람들이 다 있는 것은 교회 뿐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다 적용되는 말인데 교회를 두고 그 말을 할 때는 유치하고 못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 되기도 하고, 좀 더 들여다 보면 교회에는 좀 나은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라는 기대를 담았다는 뜻입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고 완전하거나 멋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일 것입니다. 나도 별 별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런 사람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기적’이 일어나는 데가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율법학자들을 주의하라고 하십니다. 율법학자라는 특정 직업을 뜻하는 것 같지만 예수님 눈에 걸리는 그들의 행동은 율법학자가 아닌 사람도 하는 행동입니다. 예수님이 좋아하지 않는 행동은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 하는 일입니다. 우아한 척, 고상한 척, 아는 척하는 모습입니다. 대우 받는 것을 좋아하고 즐깁니다. 약한 사람이 가진 것을 제 것으로 만드는 죄도 짓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신앙이 좋은 것처럼 보이려고 기도도 길게 합니다. The longer their prayers, the worse they get. 오늘 많은 이들이 교회에 발을 끊는 이유가 이 긴 기도 때문이 아닐까요…율법학자가 받은 야단을 우리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주님 죄송합니다. 멀었습니다.

    Like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