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0편: 바라고 기다린다

해설:

이 시편은 ‘데 프로푼디스’(De Profundis, “깊은 곳에서”라는 의미의 라틴어)라는 이름으로 사랑 받아 온 시편입니다. 이 시편은 ‘순례자의 노래’ 중 하나이며, 일곱 개의 회개 시편 중 하나입니다. 

“깊은 물 속에서”(1절)라는 말은 인간이 처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곤경에 대한 비유입니다. 요나가 바다에 던져져서 죽어가는 모습을 생각나게 합니다. 기도자는 자신의 영혼이 속절 없이 바다 속으로 침몰해 가고 있는 것 같은 상황에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신의 소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합니다(2절).

이어서 기도자는 자신이 깊은 곳에 처한 이유를 밝힙니다. 그는 지금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죄책감에 끌려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는 주님께서 불꽃 같은 눈으로 자신을 지켜 보고 계시다고 느낍니다(3절). 상상만 해도 두려운 일입니다. 기도자는 그 무거운 죄의 짐을 벗겨 달라고 호소합니다(4절). 

이렇게 기도한 후에 기도자는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립니다(5-6절). 밤을 새워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이 아침이 와서 교대할 수 있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간절히 그는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립니다. 아직 하나님의 응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희망은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7절과 8절에서 이 기도는 공동체의 기도로 변화됩니다. 기도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인자하심”(‘헤세드’)과 “속량하심”이 하나님께 있으니, 오직 그분만을 바라고 기다리라고 권면합니다. 

묵상:

인생 여정에 깊은 물 속에 빠지는 것 같은 순간은 늘 잠복해 있습니다. 어느 때, 어떤 이유로 끝도 모를 깊은 물 속에 던져질 지 모르는 것이 인생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 온 질병으로, 예기치 않게 당한 사고로, 믿었던 사람에게서 당하는 배신으로 혹은 무거운 죄책감으로 그런 상황에 처합니다. 발에 바닥이 닿으면 치고 올라가겠는데, 한 없이 빠져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끝났구나!’ 싶은 순간입니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영원에 내던져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둠 뿐인 영원은 숨을 멎게 만들 정도로 공포스럽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사용할 무기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에게는 “인자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어의 ‘헤세드’는 헬라어의 ‘아가페’와 같은 의미입니다. 상대에게 그럴 가치가 있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격과 조건에 상관 없이 쏟아 붓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 사랑을 믿기에 우리는 깊은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서도 그분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분에게는 고난 중에 있는 사람을 구원하실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자는 흉한 죄를 짓고 그로 인해 하나님에게 내던져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분을 바라고 기다린다고 고백합니다. 그분이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깊은 물 속에 처하면, 이성이 작동을 멈춥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깊은 물 속에 처했을 때 하나님을 바라고 기다리려면 평소에 꾸준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성이 작동을 멈췄을 때에는 평소에 몸에 배인 행동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평안할 때 신실하게 기도의 자리를 찾은 사람만이 깊은 물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Comments

3 responses to “시편 130편: 바라고 기다린다”

  1. 너무나 부족한 죄인이 주님의 지성소에 들어 올수있는것은 오직 십자가의
    공로입니다. 오직 십자가의 은혜로만 주님의 품에 갈수 있은것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죄책감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주님의 끝없는 긍휼과 사랑을
    기다립니다. 나의 구세주를 알기전 주님이 먼저 사랑하신다는 믿음이 필요
    합니다. 그토록 귀중한 믿음을 자녀들과 자손들에게 이웃에게 유산으로
    남기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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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창조주이신 하나님만이 피조물인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픈 마음을 아실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곤경에 처해있는 모든 믿음의 공동체들이 온 우주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만을 경외하고 잘못을 회개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고 바라고 기다리게 하옵소서.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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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어두움을 경험하는 때가 있습니다. 하루 안에 낮과 밤이 있듯이 영혼에도 낮과 밤이 찾아옵니다. 종교는 영혼이 어둠 속에 잠길 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괴로운 밤을 지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인가 봅니다. 인생은 짧고 덧없어서 풀처럼 마르고 연기처럼 사라지는데도 영혼에 찾아온 어둠은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둠이 무서운 이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면하고 직시할 ‘대상’이 보이지 않아서 무섭고,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기에 두렵습니다. 신앙의 여정 속에서 침묵의 구간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주님이 아무 것도 주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주님이 아예 계시지 않는 듯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나 또한 침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무 몸짓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주님을 다시 느낄 때가 오리라고 소망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실 같이 가느다란 빛이 내 영혼 안으로 들어옵니다.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느낍니다. 나를 잊지 않으신 주님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나도 주님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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