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30장 1-14절: 구할 만한 것들

해설:

이 장에 나오는 잠언들은 아굴에게서 전해진 것들입니다. 아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1절의 두번째 문장은 두 가지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새번역처럼 번역한다면, 아굴의 잠언을 전해준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번역 난외주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가 말하였다. ‘하나님, 저는 피곤합니다. 하나님, 저는 피곤합니다. 제가 어떻게 힘을 되찾을 수 있습니까?’”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번역이 옳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2-3절에서 표현된 감정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아굴은 자신이 우둔한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탄식합니다(2절). 지혜를 배우지도 못하였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깨우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3절). 지혜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가 원하는 것에 비하면 그가 얻은 지혜란 보잘 것 없어 보였기에 이렇게 탄식합니다. 

이어서 그는,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지혜와 비밀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세개의 수사적 질문으로 표현합니다(4절). 온 우주와 모든 생명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의 생각을 인간이 어떻게 더듬어 알 수 있겠느냐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다만 그분의 말씀에 귀기우리고 돈독하게 순종할 뿐입니다. 그럴 때 그분은 우리의 방패가 되십니다(5-6절).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그분 앞에 선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겸손히 고백한 다음, 아굴은 두 가지의 청을 주님께 올립니다(7절). 첫째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 기도합니다(8절 상). 허위와 거짓말을 멀리하여 진실한 사람으로 살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그는 자신의 조건을 위해 기도합니다(8절 하). 가난하게도, 부하게도 하지 말고,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가지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9절에서 아굴은 그 이유를 밝힙니다. 물질적으로 부해지면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부인하기 쉽고, 곤핍해지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을 욕되게 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몇 가지의 악행을 거론합니다. 주인에게 종을 비방하는 것(10절), 부모를 저주하는 것(11절). 위선(12절), 교만(13절)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14절)이 그것입니다. 

묵상:

‘아굴의 기도’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 기도문 중에 ‘주기도’ 다음으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기도문입니다. 사람들이 이 기도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이라면 마땅히 바랄 것을 기도로써 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먼저 진실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소유보다 존재가 더 우선이며, 환경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소유에 대해 기도합니다. 소유에 대한 기도에서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소유의 많고 적음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에 손상을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도문을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음에 차 있던 헛된 욕망들이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가 선명 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 기도문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 기도가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진실하고 정직하게 산다는 것은 손해를 각오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도 ‘주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치셨는데, 우리는 평생 먹을 양식을 확보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기왕이면” 부자로 살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면서도 이 기도문을 좋아하는 것은 욕망을 포장하려는 속임수가 아닌지 자문해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아침에 아굴의 기도가 화살처럼 마음에 와 박힙니다. 우리 마음에 숨기고 있는 더러운 욕망을 꺼내 보여 주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Comments

3 responses to “잠언 30장 1-14절: 구할 만한 것들”

  1. 아직도 분수에 넘는 기도를 하는 가련한 존재입니다. 겉 모양에 신경을 쓰며
    내용에는 악취가 나는 신세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은혜를 꼭 붙잡습니다.
    말과 삶이 같고 모양과 내용이 투명 하기를 원합니다. 세상이 따르는 부귀영화
    를 포기하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연약하고 소외된 자들과
    같이 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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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부한자들은 더 많이 갖고 싶어하는 마음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출애굽기 20장에서 하나님 만을 믿으면 6절에서 “그러니 나를 사랑하고 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수천 대 자손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 라는 말씀을 굳게 믿는 믿음 안에서 주신 은혜에 자족하고 살기를 원하지만 연약하고 부족하여 자신이 스스로할 수 없으니 성령님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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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오늘 30장 8절과 9절은 결혼 예식의 주례사에 등장하기도 하는 말씀입니다. 가난도 부함도 아니고, 오직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배불러서 하나님을 부인할까 두렵고 가난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할까 두렵습니다…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으며, 정확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약하지 않은 상태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복되고 깨끗한 삶입니다. 구차하지 않으며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K-드라마 주인공들 모습이네…싶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빛이 나는 얼굴로 반복해 듣고 싶은 멋진 대사를 던지는 화면 속의 배우들은 소유와 존재, 환경과 내면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천상의 존재들입니다. ‘일용할 양식’이 목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양식 만이라면 결혼하는 부부를 위해 주례가 특별히 바라고 축원할 필요가 없겠지요. “부자 되세요!” 인사하는 시대에. 며칠 전에 같은 몰에 있는 게임 가게 매니저가 요거트를 사러 들렸습니다. 요즘에는 어떤 게임이 인기가 있냐고 물었더니 들어도 모르겠는 제목을 대며 가격이 꽤 높은데도 잘 팔린다고 덧붙입니다. 게임은 소프트웨어도 재미있어야 하지만 게임 콘솔은 더욱 중요해서 게임 업계는 이 부분의 개발에 큰 돈을 들입니다. 그러니 게임 가게 손님들의 구매력은 요거트 가게 주인의 상상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그 매니저 말이 자기가 보기엔 구매력이 되든 안되든 사고 싶으면 빚을 내서라도 사는 것 같다며 무엇에 돈을 쓸 것인지 하는 결정은 아주 예민한 주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달라진 것은 필수품, 필요한 ‘양식’의 리스트입니다. 가진 돈이나 재능은 다를지라도 시간이라는 재화는 똑같이 주어졌습니다.우리는 시간을 써서 뭔가를 만듭니다. 필요한 것을 채웁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같이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이 이 뜻일까요. 매일 하나님을 찾기를. 매일 하나님을 구하기를. 매일 하나님을 섬기기를…나에게 일용할 양식으로 오소서. 매일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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